"현대 개신교의 문제점은 신앙과 삶의 불일치에서 비롯됩니다. 예수의 삶과 정신을 몸과 영(靈)으로 받아들여 예수처럼 살아야 하는데, 예수를 '보스'처럼 모시기만 하는 데서 오는 문제들입니다. 그런 문제의 해결책은 영성훈련입니다."
개신교 영성훈련운동을 펴는 서울 신공덕동 산마루교회 이주연 목사는 매일 25만명에게 개신교적 명상을 담은 '산마루 서신(
www.sanletter.net)'을 이메일로 보낸다. 지난 2001년 부활절 아침 이 목사의 자택 거실에서 시작한 산마루교회는 '재가 수도자 공동체'를 지향한다. 2006년 이 목사가 수리한 북악산 기슭의 흙담집 '산마루골'에선 매주 토요일 아침 영성 아카데미가 열린다.
- ▲ 이주연 목사는“욕망과 탐욕을 내려놓고 예수님의 말씀과 계명을 받아들여 예수처럼 사는 것이 영성훈련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이 목사가 최근 펴낸 '산마루 묵상'(생각을담는집)은 2005년부터 작년까지 CBS 라디오를 통해 매일 새벽 방송한 원고를 묶었다. 1500여회의 원고 중 뽑은 100여편 글의 첫 장(章)은 '쉼'이다. 첫 페이지는 '삶의 새로운 길, 높은 영성의 길로 접어들기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일단 멈추어 서십시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지난 23일 저녁 '산마루골'에서 만난 이 목사는 막 첫 번째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현장에 가 보니 그간의 영적 체험이 다이아몬드처럼 되고, 성경이 살아났다"며 감격해 했다. 10여일간 성경의 현장을 다녀온 '쉼'이 큰 에너지를 준 것 같았다.
"쉼과 안식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영적 상태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쉬셨습니다. 쉼은 창조와 연결되고 거룩함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욕망의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적 자유를 되찾을 때 거룩함도 회복하게 됩니다."
이 목사가 영성훈련을 만나게 된 것은 1987년 6월 항쟁의 와중이었다. 그는 "고교 3학년 때 어머니의 별세를 겪으며 감리교신학대에 갔지만 생사(生死)의 문제를 풀지 못했고, 일선 교역자로서 겪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민 등이 모두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였다"고 말했다. 그때 묵상과 명상을 통해 새 길을 찾았다는 그는 "영성훈련은 말씀에 대한 경청(傾聽)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들어야 깨달을 수 있고, 깨달으면 행하기 쉽습니다. 그러면 점점 예수 말씀이 내 삶으로 성취될 수 있지요." 예수님 말씀 중에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산상(山上) 설교'다. "산으로 말하면 정상이 산상 설교이고, 그 중의 꼭대기는 팔복(八福)"이란 것이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영성 아카데미에서는 산상 설교 말씀을 묵상한다.
이 목사는 지난 3월 교회 내에 노숙인들을 위한 인문학 교실을 개설했다. "3년 전부터 노숙하는 분들이 예배에 참석해 요즘은 80명이 매주 일요일 새벽에 모입니다. 그분들과 자활을 위해 텃밭에서 감자·배추·오이 등 농사를 지어 판매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11월까지 매주 화·목요일 저녁 진행되는 '산마루 해맞이 학교'는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이 문학·역사·철학·음악·영화 등을 강의한다. 이주연 목사는 "하루하루 완결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며 "'산마루 서신'을 인터넷 방송으로도 전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