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고품격 의료 관광 수요를 공략해 의료 강국이란 국가 브랜드를 키워야 합니다."

차병원그룹 차광렬(58) 회장은 미국 의료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 경영인 중 한 명이다. 한국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병원 경영에 성공했고 이번엔 미국의 고급 의료 관광객 유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가 처음 미국 의료시장에 진출한 것은 1999년. 컬럼비아대학과 공동으로 뉴욕에 불임센터를 열어 유리화 난자동결법, 미성숙 난자 채취, 복강경 미세난관 복원술 같은 첨단 불임시술을 시행했다. 2002년에는 LA에 불임센터를 추가로 열었고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종합병원을 인수했다.

차병원그룹 차광렬 회장(왼쪽)이 지난 21일 미국 LA에서 오바마 행정부 보건복지분야 실력자인 하킨(Harkin·가운데) 상원의원(보건복지위원장), 예방의학 분야에서 많은 저서를 쓴 배우 수잔 소머스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차병원그룹 제공
테닛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LA 할리우드 장로병원을 인수해 '미국 차병원'으로 출범시킨 것. 1500병상 규모로 LA에서 세 번째로 큰 적자투성이의 종합병원을 한국인이 인수해 제대로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그는 2년 만에 병원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았다. 올해에는 2000만달러 흑자를 예상한다.

"병원 인수 후 2년 동안 거의 미국에 살았어요. 미국의 복잡한 의료보험 제도, 보건당국의 차별적 대우를 이겨내기 위해 현지 병원경영 전문가로부터 매주 두 차례 '특별과외'를 받았지요. 밤마다 병동을 돌면서 한국식 병원관리 기법을 현지에 접목시킨 것도 병원 회생에 큰 힘이 됐습니다."

차 회장이 새로 도전하는 분야는 해외 고급 의료 수요의 국내 유치. 다음달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여는 '바이오 안티 에이징 콤플렉스-차움(CHAUM)'을 스위스의 라프레이리 같은 노화방지·예방의학의 세계적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급 의료서비스와 동양의학 등을 접목시켜 예방의학·노화방지 등 앞으로 전망이 밝은 분야에서 한국이 최고의 서비스를 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나가야 합니다."

차 회장은 차움을 2만㎡(약 6000평) 규모에 프리미엄 검진센터, 안티에이징 치료센터, 세포성형센터, 테라스파센터, 수(水) 치료센터 등을 갖춘 시설로 만들었다. 세계 일류 노화방지·예방의학 시설에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21일 미국 LA에서 차움 설명회를 갖고 세계적인 마케팅 회사 '바커플러스디지피'와 미국 내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차 원장은 "차움 1주일 관리 프로그램을 1만5000~2만달러에 판매하고 회원권은 훨씬 비싼 값에 팔 것"이라며, "지금 당장의 반응도 좋고 전망은 더 밝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국내 수요보다는 해외 수요 유치에 집중해 세계 명사들이 찾는 최고급 노화방지·예방의학 센터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차 회장은 미국에서 오바마 행정부 보건복지분야 실력자인 하킨(Harkin) 상원의원(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 나눈 대화를 전했다. 그는 "하킨 의원이 '오바마 정부의 의료개혁법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예방의학 프로그램인데 차움은 미국에 꼭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라며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 미국차병원에 차움의 시범모델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했다.

차 회장은 "의료산업 해외 진출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정면 승부를 벌여야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며 "동양의학 등 우리만 가진 장점을 잘 접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