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 이런 질병이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는 다른 유전자가 있었다. ADIPOQ, CETP, ApoC3 등의 유전자다. 연구팀은 장수 유전자가 암과 심장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발병시기를 최대 30년까지 늦추는 것으로 분석했다.
100세 이상 장수를 돕는 '므두셀라 유전자'로 꼽는 이유다. 노화·질병을 통제하는 이런 유전자들을 알아내 약을 만들면 므두셀라처럼 오래 사는 것도 현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오래 살 수 있는 시대가 과연 올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슬라흐붐 연구팀도 "단 하나의 장수 유전자가 있다고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자 조합이 갖춰질 때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렇게 희귀한 유전자 조합을 갖는 경우는 1만명당 1명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노화를 억제하는 복잡한 유전자 조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오래 사는 사람들이 지방과 포도당의 대사작용 형태가 일반인들과 다르고 피부 노화 속도가 느린 것도 모두 유전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인간 수명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하다. 동물들이 대개 성장기의 6배 이상 살지 못하는 점을 들어 20세 전후가 성장기인 사람도 그 여섯 배인 120세 이상은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최장수 인물은 122세까지 살고 1997년에 숨을 거둔 프랑스 여성 잔느 칼멍이다. 2001년엔 미국의 두 교수가 수명의 한계를 놓고 5억달러짜리 내기를 걸어 화제가 됐다.
스튜어트 올샨스키 일리노이대 교수는 130세를, 스티븐 오스태드 아이다호대 교수는 150세를 한계라고 주장했다. 둘은 각각 150달러씩 넣고 매년 일정액을 계속 더해 2150년까지 5억달러를 만들기로 했다.
2150년 1월 1일에 150세가 넘은 사람이 있으면 돈은 몽땅 오스태드 교수의 자손에게 돌아간다. 내기의 승패는 장수 유전자 연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 재생 등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