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두고있는 세계적인 주간 과학잡지 Nature(네이쳐/자연)는 최신호(466호)에서 한국 천안함 관련 기사를 하나 실었다. 데이빗 시라노스키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내린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이승헌(미국 버지니아大 물리학과)교수, 양판석(캐나다 마니토바大 지질학과) 교수 등이 이의를 제기했다고 소개하고, 이 두 교수가 합동조사단 발표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을 간단히 설명했다.

  

   이 기사에는 많은 장문의 댓글들이 올라왔는데, 필자가 읽어본 것 중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으로는 김광섭, 박태진, 김현민 등 세분의 한인과 데이빗 패터슨이란 외국인의 글이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이승헌, 양판석 두 교수는 졸속히 시행한 자신들의 실험 결과가 아직 peer review(다른 학자들의 검증)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논리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알루미늄 합성 폭약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많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광섭 씨(미국 보스턴 거주)는 이승헌 교수의 가장 취약한 점은 그의 시뮬레이션 실험에서는 폭약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그의 실험은 실제 바다 속 폭발과 유사한 실험이 전혀 되지 못했다. 알루미늄을 넣어 만든 폭약은 폭탄이 터진 후 알루미늄 입자들이 주변의 물이나 산소와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폭탄 자체의 분해물이나 폭탄 제조 시에 미리 넣어둔 强산화물질과 즉각 그리고 완전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있다. 따라서 이 교수의 반박 논리는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며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광석 씨는 또 이승헌 교수가 Nature 지에 천안함 보고서 비판 글을 기고한 것과 일본 동경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나는 그가 대한민국의 대 북한 정책에 반대하는 자기 소신을 밝히기 위해서 일 뿐,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그 글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을 이용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정치적인 동기에서 소집한것 같은 기자회견을 하러 일본 동경에 나타나 기술적으로 (천안함 사건)과 관련이 없는 문제들을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보고서에 대해서 김씨는“천안함 절단면 등에서 나온 부착물과 어뢰 추진체 등의 부착물이 어뢰의 알루미늄 합성 폭약에서 나온 것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부착물의 여러 물리/화학적 특성들을 더 종합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합동조사단의 결론을 뒷받침할 설득력 강한 과학적 증거가 아직까지는 제시되지 못한 것 같다”고 평했다.

  



이승헌/양판석 교수가 지적한 합동조사단 결론의 핵심 문제점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으로 줄임)이 북한제 어뢰 추진체라고 제시한 부품에 붙은 물질과 천안함 절단면에 붙은 물질이 동일하기 때문에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맞아 침몰한 것이라고 주장 하지만, 자신이 EDS(전자분광분석)와 XRD(엑스레이분석)을 실행해본 결과 EDS 결과는 양쪽이 같은 물질로 판명되었으나 XRD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는 것이다. 즉, 어뢰추진체에서는 알루미늄이나 산화알루미늄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어뢰에는 폭약 성분으로 대개 알루미늄 가루가 들어간다). 그러므로 합조단이 증거물로 제시한 어뢰추진체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어뢰의 부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천안함은 외부 폭발에 의해서 침몰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또 어뢰부품에 특수잉크로 적힌 “1번”이란 부호가 폭발당시의 고열을 견디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양판석 교수는 자신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합조단이 제시한 증거물에 붙은 알루미늄 부착물은 어뢰 폭발에 의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래 계속된 부식에 의해 생긴 부착물인 것같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두 교수의 주장에 대해,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은퇴한 폭약 전문가 김광섭 씨는 다음과 같은 비판 글을 Nature잡지 기사에 댓글로 달았다. 



폭약 전문가 김광섭 씨의 반론


   이승헌 교수(이하 존칭 생략)가 Nature지에 기고한 글에는 “한국정부의 천안함 공식 보고서는 결정적 증거를 조작했는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여러 학자들이 서로의 논리를 상호 검증하는 매체인 학술지는 이런 선동적인 제목이 달린 글은 일반적으로 잘 실어주지 않는다. 이승헌의 글은 다른 학자들의 검증을 받지 않았다. 나는 이승헌이 대한민국의 대 북한 정책에 반대하는 자기 소신을 밝히기 위해서 일 뿐,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을 이용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정치적인 동기에서 소집한것 같은 기자회견을 하러 일본 동경에 나타나 기술적으로 (천안함 사건)과 관련이 없는 문제들을 제기했다. 많은 한국 언론 매체들이 검증 없이 이승헌의 주장을 반복해서 인용해서 보도해왔다. 이 매체들은 아직 이승헌의 주장에 반론이 없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불행히도 지금까지는 사실이 그러했으니까 말이다.    

  

   이승헌 주장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반론은 불충분하고 기술적인 타당성도 없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많은 한국 언론 매체들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국민들을 오도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나는 믿고 있다. 진실이 아닌 것을 언론이 계속해서 보도하면 그것을 진실로 믿는 사람이 많아진다. 나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며 어느 정치집단과도 연관성이 없다. 나는 오직 진실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런 나의 의견을 (이승헌의 주장만을 일방적로 보도한 일부) 한국 언론 매체들이 보도해 줄지 모르겠다. 나는 합조단의 결론도 비판한 사람이다. 


  알루미늄 합성 폭약은 1942년 영국 해군이 개발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영국, 미국, 독일 해군은 모두 알루미늄 합성 폭약으로 만든 어뢰를 사용했으며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알루미늄 합성 폭약이 다 똑같지는 않다. 그러므로 어뢰 제조에 사용된 똑같은 알루미늄 합성 폭약 없이 시뮬레이션(실제와 비슷한) 실험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천안함을 격침시킨 자들만이 정확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할수 있다. 이승헌 주장의 가장 취약한 점은 그의 시뮬레이션 실험에서는 폭약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폭약을 사용하여 실험을 하긴 했지만 그 폭약에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있는지 분명치 않다. 합조단 실험의 또 하나 문제점은 어뢰 폭발 전에 폭약을 바닷물 속에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어뢰의 경우, 폭발 후에 탄두의 뚜껑이 열리고 그 때 바닷물이 들어간다. 이 때 온도와 압력이 훨씬 높아져 알루미늄 입자들을 효과적으로 산화시키게 된다.  


   시뮬레이션 실험 없이도 부탁물의 성격을 철저히 규명하면 (어뢰 부품과 선체에서 나온) 부착물질이 동일한 것인가 알수는 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관련지식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부착물로부터 채취한 자료가 정확히 분석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묻고 있는 것이다. 적절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확히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나는 부착물과 관련한 합조단의 결론을 반드시 수용하는 편은 아니다.


  이승헌교수와 양판석교수 실험의 문제점

   합조단 발표에 대한 이승헌의 반박 논리는 알루미늄 가루를 공기 중에서 섭씨 1100도로 가열하여 녹인 뒤 물에 넣어 냉각시킨 자신의 실험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실험은 실제 바다 속 폭발과 유사한 실험이 전혀 되지 못했다.

   알루미늄 합성 폭약은 폭발 후에 알루미늄 입자들이 주변의 물이나 산소와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폭발과 동시에 폭약의 분해물 및 미리 넣어둔 强산화물질과 즉각 그리고 완전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이승헌의 반박 논리는 전제부터 잘못된 것이며 타당성이 없다.

  (Aluminized explosives are designed for the pre-added aluminum particles to react immediately and fully during explosion with the decomposition products of the explosive and pre-added oxidants, not with oxygen or water from the surrounding environment after explosion. Lee's premise upon which his criticism is based is false, making his criticism invalid.)


   양판석은 (합조단이 증거로 제시한 어뢰 추진체 등에 붙은) 부착물의 산소와 알루미늄 비율이 너무 높아 그것이 산화알루미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하면 어뢰 추진체 등에 붙은 것은 폭발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물속에서 또는 지상에서 부식한 것이라는 주장 - 필자)


  그러나 양판석의 실험은 조잡하게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전자 빔에 의해 생긴 산소같은

low-Z (가벼운) 원소들의 soft X-ray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EDS 경우와 마찬가지로 detector가 windowless mode에서 작동된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관찰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detector에 불순물이 부착되기 때문에 soft X-ray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관찰효율성은 실험 대상 원소 기준에 맞게 조정(calibrate)되어야 한다. 그러나 양판석의 실험에서 그런 조정(calibration)이 있었는지 분명히 밝혀진 바 없다. 다른 기기로 측정된 비조정 X-ray intensity ratio들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같은 물질이라고 실험실이 다르면 조정되지 않은  X-ray 비율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양판석의 실험에 문제점은 또 있다. 그는 합조단과 마찬가지로 charging을 줄이기 위해 실험 대상 물질을 금으로 도금했다. 가벼운 원소에서는 특히 많이 관찰되는 일이지만, X-ray는 금에 의해 흡수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 취했다면 어떻게 했는지 그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금 도금이 두꺼울수록 산소/알루미늄 비율은 낮아진다. 그런데 양판석과 합조단의 금도금 두께는 서로 다른 게 분명하다. 그러므로 양판석의 논리가 (나름대로는) 타당할 수도 있지만 (천안함 문제와는) 연관성이 없다.


   천안함 절단면 등에서 나온 부착물과 어뢰 추진체 등의 부착물이 어뢰의 알루미늄 첨가 폭약에서 나온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부착물의 여러 물리/화학적 특성들을 더 종합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합동조사단의 결론을 뒷받침할 설득력 높은 과학적 증거가 아직까지는 제시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언론이, 특히 한국 언론 매체가 (다른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승헌, 양판석의 합조단 비판만을 지나치게 보도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이들 두 사람의 주장도 (다른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되어야 한다.   


   과학 주간지 Nature가 7월8일 인터넷판에 실은 한 기사는 이승헌/양판석의 주장들을 인용했다. 이 잡지는 이들 두 시람의 의견을 전했을 뿐인데도 7월10일자 인너넷판‘한겨레신문’머리기사는 Nature지가 이들의 주장을 지지한것 같은 인상을 풍기게 보도했다. 중요한 것은 합조단과 이승헌/양판석 간의 논쟁을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이다. 잘 기획된 과학적 실험이 다시 시행되지 않는 한  이들의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검증은 없고 편견과 선동뿐인 언론 보도는 이제 없어졌으면 좋겠다.

(Nature와 Science 같은 권위있다는 과학잡지에 실렸다고 해서 모든 과학적 이론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이들 유명 학술지들도 허위 논문들을 게재한 사례가 있음을 우리는 서울대 황교수와 신교수의 예를 통해 잘 알고 있다. - 필자)


   이상은 김광섭 씨가 7월 10일, 12일 양일 Nature에 올린 댓글을 필자가 종합하여 번역한 것이다. 이 방면에 전문가가 아닌 필자가 김광섭 씨의 영문 글을 정확하게 번역하기는 사실 무리가 있다는 점 인정한다. 그래서 번역하기 어려운 학술 용어는 영어 그대로 썼다. 혹시 필자가 잘못 번역했거나 불충분하게 번역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이 글에 댓글을 달아 지적해 주기 바란다.


   김광섭 씨 외에도 Nature지 기사에 댓글을 단 네티즌들은 많다. 박태진, 김현민, M. Park, David Patterson이란 이름만 밝혔을 뿐인 이들 네티즌들도 상당히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필자는 받았다. 이들도 이승헌 교수와 양판석 교수의 일방적인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고, 그들의 성급한 행동을 비판했다. 특히 박태진 씨는 Nature지가 peer-review(다른 학자들의 검증) 없는 글을 실어준 것은 잘못이라며 과학학술지는 과학에만 충실하라고 충고했다.


    David Patterson 씨는 어뢰 부품에 남은 “1번”부호가 지워지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이승헌 교수의 발언에 대해 “어뢰 폭발로 생긴 기포를 둘러싼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가열되어 “1번” 부호 잉크를 증발시키려면 천문학적인 양의 에너지가 유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교수는 모르는가?“라고 반박했다.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정착한 폭약 전문가들도 “1번” 부호에 대해 패터슨 씨와 비슷한 주장을 한 바 있다. 이들 북한 출신 전문가들은 또 어뢰 부품에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 산화물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어뢰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한 이승헌 교수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승헌 교수는 폭발이후에도 알루미늄 성분이 남아있어야 정상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주장이다. RDX에 알루미늄 분말을 어떤 비율로 섞느냐에 따라 알루미늄 성분이 남을 수도 있고,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알루미늄 분말 비율과 상관없이 언제나 알루미늄 성분이 남는 것이 아니다. 아무렇게나 섞는다면 십중팔구는 남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알루미늄 성분이 남지 않게 섞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X선 회절기가 필요하다. X선 회절기는 결정체의 미세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RDX에 알루미늄 분말을 어떤 비율로 섞었을 때 폭발 이후 결정체인 알루미늄 분말이 완벽하게 비결정체인 산화 알루미늄으로 바뀌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X선 회절기 분석을 하는 것이다. 폭발 이후에도 알루미늄 성분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어뢰의 폭약으로 쓸 수 없다. 북한도 최적 혼합비율을 얻기 위해 X선 회절기 분석을 수백 차례 실시했다. 그런 실험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북한 어뢰의 폭약이다.”(출처: 조선닷컴)


  이승헌 교수 등은 이제 김광섭씨 등의 반론에 대답을 할 차례이다. Nature지 기사와 김광섭 씨의 글, 그 외 다른 분들의 댓글을 영어 원문으로 보려면 아래를 클릭하면 된다.

http://www.nature.com/news/2010/100708/full/news.2010.343.html 

   

워싱턴에서 

조 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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