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직원을 '모시는' 형태의 유연근무제가 확산되고 있다. 학교 교육체계와 맞물려 수요일만 쉬는 '주 4일제', 수요일엔 재택근무를 하는 '주 5일제' 등 '일하는 엄마'를 배려하는 퍼플잡(Purple Job·유연근무제·다양한 근무 형태의 일자리) 제도가 정착됐다. 이 같은 퍼플잡 확산과 파격적인 육아 지원으로, 한때 극심한 저출산에 시달린 프랑스는 2008년 출산율 2.02명을 기록하는 등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변신했다.
원자력 회사인 '아레바(AREVA)'는 직원들의 집안일이나 사적인 업무까지 시중을 드는 '만능도우미(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일 아침 8시~8시 반이면 회사 내 컨시어지 센터에 전화가 빗발친다. "우리 집 싱크대 배관이 고장 났어요." "와이셔츠와 침대 시트, 빨랫감을 맡겨야 하는데요." "오늘이 와이프 생일인데, 근사한 꽃다발과 축하메시지를 새겨넣은 케이크를 주문해 주세요." 이런 번거로운 집안일을 컨시어지 센터 직원들이 책임지고 해결해 주는 것이다.
아레바에서 일하는 필립 투라(Thurat)씨는 거의 매일 컨시어지 서비스에 다림질을 부탁한다. 투라씨는 "회사에서 가사를 돌봐주는 덕에 남는 시간에 회사 일에 더 신경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은 각자 지불하지만, 밖에서 직접 서비스를 찾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비용도 20% 정도 저렴하다. 미카엘라 심슨(Simsen) 아레바 파리지역 본부장은 "직원들이 업무시간에 허드렛일에 정신이 뺏겨 시간낭비를 하지 않도록 도입했는데 호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컨시어지 서비스로 부가적인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
컨설팅 회사인 에른스트 앤드 영(Ernst & Young)은 직접 소아과 의사를 고용해 직원들이 사내에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사회통합총국 마틴 뷔피에(Buffier)씨는 "프랑스는 기업마다 최대한 직원들의 편의를 보장하는 쪽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고용창출 효과와 업무 효율성은 물론 출산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