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숭실대 학교 관계자들과 총학생회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숭실대가 올해 처음으로 외부 체육관을 통째로 빌린 뒤 '2NE1' 'MC몽' 같은 유명 가수를 불러 신입생 환영회 겸 입학식을 열자, 총학생회가 "큰돈을 들여 환영회를 왜 하느냐"며 항의한 것이다.

학교측은 "신입생들이 학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사로, 학생들 호응도 컸다"고 항변했다. 비용은 들지만, 대학의 '고객'인 학생들을 위한 행사라는 것이다.

3년 전부터 이런 방식의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온 한국외대 역시 같은 이유를 들었다. 외대측 관계자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연예인을 불러 즐겁게 해주고 '환영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학부모들이 워낙 좋아해 매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측이 '고객'으로 부르는 당사자들 반응은 달랐다. 학자금대출을 받았다는 숭실대 한 신입생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온 가족의 고민이 컸는데 그렇게 돈을 낭비하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히더라"고 말했다.

한국외대 이근웅 총학생회장은 "학생회에서 하는 환영회 행사가 별도로 있는데 학교에서 중복으로 환영회를 하는 것은 낭비"라며 "1회성 홍보 행사 대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데 돈을 쓰라"고 말했다.

이런 행사가 예산 낭비라는 점을 인정하고 방식을 바꾼 대학도 있다. 강릉원주대도 작년까지 외부 장소를 빌려 신입생 환영회를 열었지만 올해부터 행사를 없앴다. 대신 신입생들을 기숙사에 모아, 자기관리법이며, 프레젠테이션 요령, 보고서·에세이 쓰는 법 등을 가르쳐주는 2박3일 합숙 교육을 시켰다.

대학이 '고객(학생) 만족'을 외치며 인기 연예인까지 부르는 정성을 보이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다만 치솟는 등록금 부담에 등골 휘는 학생들이 정말 무얼 원하는지 다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