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부터 경기도 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학생 체벌이 금지된다. 대신 그린마일리지(상벌점제) 등 체벌 대체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국내 교육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현실성이 부족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지난달 전면 체벌 금지 방침을 밝혔다. 현재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나 실행은 경기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이 5일 밝힌 시행 기준에 따르면 먼저 모든 학교에서 체벌이 전면 금지된다.
대신 체벌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독후감·봉사활동·과제물 부과 등의 지덕벌(智德罰) 제도와 그린마일리지제를 시행해야 한다. 예고 없는 소지품 검사와 강제적 두발 단속, 언어 폭력, 학교 폭력 등도 금지된다. 등·하교시간 교문 앞 생활지도도 폐지되며 학생회 자치활동 강화 등의 교내 인권 향상 대책도 마련된다.
도내 25개 지역교육청에는 생활지도 전문 상담사가 배치된다. 본청에는 ‘생활인권지원단’(가칭)을 만들어 중대한 학생 인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면 직접 장학지도에 나서는 등 시스템을 정비하는 계획도 마련된다. 이 밖에 교사에 대한 폭언·폭력 등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 학생문화 조성 방안도 준비 중이다.
교육청은 2일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같은 초안을 김상곤 교육감에게 보고했다. 이달 말까지 전 실·국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계획을 확정한 뒤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 정책 연구를 의뢰하기로 했다. 내용이 확정되면 10~11월 중 모든 학교에 매뉴얼을 배포하고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유선만 생활인권담당 장학관은 “체벌 대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려면 2~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 매뉴얼이 학교 현장에서 학생 인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방침에 대해 도내 교육계는 교육청 주도의 매뉴얼이 오히려 교육현장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반응이 주류다.
경기도교직원총연합회 최승학 정책과장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한 매뉴얼이 과연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정진강 정책실장도 “매뉴얼의 기본 내용은 찬성하지만 시민단체나 학생들이 참여해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