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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5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를 예상해 곡물 수출 전면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대책을 내놓자 전세계 곡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는 밀뿐만 아니라 보리, 쌀, 옥수수, 호밀 등의 가격이 급등했고 이들을 재료로 만든 각종 식품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전세계에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5일 시카고 상품 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밀 가격은 하루 최대 변동폭인 60센트가 오른 1부셸(약 27㎏)당 7.85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 액수로 이는 러시아가 ‘국내식품 가격의 폭등을 막기 위해 15일부터 12월31일까지 곡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상품 거래소의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사재기가 벌어졌고 급속히 확산되는 투기 수요가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밀과 가격이 연동돼 있는 옥수수도 이날 6.2% 상승해 1부셸당 4.25달러를 기록함으로써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호밀, 보리, 쌀 가격도 급등하고 있으며 곡물로 만든 빵, 맥주의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이미 영국 식품업체 프리미어 푸즈 등 유럽과 미국의 거대 식품회사는 빵, 비스킷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고, 재료값 상승에 대한 우려로 식품 관련 회사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이 일반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러시아 알파 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곡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율을 최대 1.7%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며 “물가가 뛰면 소비자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실질 성장률도 저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엔은 5일 현 상황이 2007, 2008년의 글로벌 식량 위기 같은 사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황상태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하고 나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밀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2500만t 줄어든 6억5100만t 수준이지만 현재 곡물시장이 2008년보다 매우 안정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미국의 곡물 비축분이 2만3000만t으로 재고가 바닥났던 2008년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민간 조사기관에서는 올해 세계 밀 수확량이 FAO 전망보다 낮은 6억3000만t에 그치는 등 곡물 공급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