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란 단순히 지능이 높거나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헤아려 바르게 행동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은 행동하기 위해 4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물론 어떤 행동은 순식간에 이루어 지기도 하며 오랜 반복의 결과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무의식이라고 하는 행동조차도 4단계 과정을 따라 행동에 이른다는 점에 있어서는 부인되지 않는다.

 

1. 자료입력 단계

사람이 행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이든 자료가 입력되어야 한다. 자료가 입력되는 곳이 오감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다. 보거나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접촉하는 것이다. 그 외의 다른 입력기관은 없다. 사람은 오감을 통해 자료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원 자료는 누구에게든지 동일하다. 굳이 하나를 추가한다면 영적 통찰력이다.

 

2. 판단단계

그 다음 단계는 판단단계이다. 모두가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비교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고 바름과 그름을 따진다. 이 단계가 지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왜냐하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사람의 능력이 결정된다. 이 단계가 사람이 부자가 되게도 하며 가난하게도 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게도 하며 불의한 사람이 되게도 한다. 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판단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리하다. 작소 사소하여 빠르고 쉽게 하는 판단에서부터 크고 중요해 장고하고 어렵게 하는 판단까지 시간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판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판단근거이다. 무엇을 근간으로 해서 판단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개인의 경험이냐? 성현들의 지혜냐? 전문서적이냐? 누군가의 조언이냐를 가지고 판단할 것인가? 여기에서 사람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다. 판단은 판단근거를 찾는 과정이다.

 

3. 결정단계

오감을 통해 들어온 자료로 판단을 한 다음에는 결정을 한다. 충분히 검토를 했든 섣부르게 결정을 했든 행동을 했다는 것은 결정을 내렸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정과 행동에는 책임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이 동물과 다른 차원의 인간에게만 물어지는 책임인 것이다. 판단단계는 복잡하고 어렵지만 결정 단계는 오히려 대부분 쉬울 수 있다. 결정했다 해도 바뀌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는 다시 2단계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결정단계는 행동으로 옮기기 바로 전단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확신이든 기대감이든 결정을 내린다.

 

4. 행동

이 과정에서도 결정을 미룬채 다시 판단하고 다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행동단계는 그 모든 단계의 최종 단계를 말하는 것이다. 음식을 앞에 둔 사람이 수저를 들고 음식을 입에 넣는 행동이 무의식 또는 수없이 반복된 정형화된 행동이라 할지라도 사실은 눈을 통해 들어온 자료를 통해 마음속으로는 판단하고 결정해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5. 결론

사람의 지혜는 자료도 결정도 행동도 아니다. 사람의 지혜는 판단과정이다. 판단이 사람을 지혜롭게도 하고 지혜롭지 못하게도 하는 것이다. 그릇된 행동은 판단과정의 오류로 인해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서 스스로 해야 할 것은 오히려 어렵지 않다 자료가 입력되고 난 다음 판단과정에서 자신이 해오던 습관적인 판단을 중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즐겨 사용하던 판단 근거를 바꾸는 것이다. 바른 판단을 위해서 판단을 잠시 미루는 과정 이걸 판단중지 또는 에포케라고 한다. 이 에포케를 고대 그리스의 회의론자들이나 방법적 회의를 주장한 데카르트의 철학적 사조라고 폄하 하지 말고 새로운 판단 근거를 찾기 위한 방법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것도 어려우면 지혜자의 판단을 묻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람의 실수는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잘못된 방식을 고치는 것 즉 판단의 근거를 바꾸고 판단을 바꿔 결정을 바꾸면 행동을 바꾸게 된다. 이것이 지혜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수를 인정 할 때만이 가능하다. 나를 알고 허물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혜의 시작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