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땅거미가 질 무렵,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놀이터에서 상수(13ㆍ가명)를 만났다. 150㎝가 채 안 되는 키, 뼈만 앙상한 상수는 또래 혹은 한두 살 많아 보이는 아이들과 미끄럼틀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XX, XX 덥네." "오늘은 XX 뭐 하지." "XX 여기서 자기 싫은데." 10대 초반의
대화는 8할이 거침없는 욕설이었다.
상수 무리를 본 행인들은 "가출 비행 소년"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OOO번지가 상수의 서류상 주소, 그러나 그는 놀이터 미끄럼틀이나
PC방에서 주로 먹고 잔다. 벌써 6개월째다.
학교와
가정에 적응하지 못한 B(Bomb)세대 1315들 중에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또래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집에서 피곤한 몸을 씻고,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할 시간에 상수처럼 가출한 무리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고 몸을 누일 곳을 찾아 도시를 헤매고 있다.
초등학생 가출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성태숙 구로파랑새나눔터 지역아동센터장은 "가출 연령대가
고등학교에서 중학교, 다시 초등학교로 점점 낮아지는데, 1315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어 더욱 심각하다. 거리는 이들이 견디기에는 너무 가혹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